해당 사건의 전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4년 전 성추행 의혹으로 은행의 조사를 받던 중 아무 징계도 받지 않고 자진 퇴사한 전 지점장이 신분세탁으로 의심되는 하나금융지주 계열사로의 이직을 거쳐 세간의 관심이 시들한 틈을 타 KEB하나은행의 지점장으로 재채용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왜 은행이 성추행 의혹을 조사하던 중에 그의 자진 퇴사를 용인하고 조사를 유야무야 마무리했는지, 부적절한 것이 명백한 해당 인사의 재채용 과정에서 특혜가 오고가지는 않았는지가 핵심 의혹이다.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이 ‘최순실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상화 전 본부장에 대한 인사 특혜 의혹으로 이미 검찰 조사를 받았던 만큼, 신뢰가 생명인 은행의 인사 시스템이 심각하게 무너진 상태가 아닌지에 대한 확인도 반드시 필요하다. 모두 금융감독원이 해야 할 일이고 금융감독원이 아니면 밝히기 어려운 의혹들이다.
그러나 최근 금감원이 해당 진정에 대한 조사를 연말로 미루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공교롭게도 가해자의 지점장 임기도 올 연말까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이라면 엄정한 중립성을 바탕으로 추상같은 감독을 해야 할 금감원이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는 부적절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그러기 위해서라도 금감원은 즉각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특히 더 공교롭게도 최흥식 신임 금감원장부터가 하나금융지주 출신이다. 그렇지 않아도 금감원장 내정 및 임명 과정에서 피감기관 출신인 그가 감독업무에 공정하게 매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 부호가 제기돼온 상태다. 금감원장 내정자가 막판에 뒤바뀌면서 정권 실세와의 친분도 입길에 오른 바 있다. 자신이 몸담았던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에 대한 이번 조사는 최흥식 금감원장이 금감원장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이 충분한지를 검증하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다. 금감원의 공정성 확립을 위한 즉각적인 조사 및 감독 착수를 다시 한 번 강력히 요구한다. <자료 금융노조 제공>
김현진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