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빅테크•핀테크에 대한 규제 고삐를 조이면서 그간 플랫폼 경쟁에서 뒤쳐졌던 시중은행들이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협회를 통해 금융플랫폼과 각 금융업권 사이 ‘기울어진 운동장’ 실태에 관한 의견 파악에 나섰다. 금융당국이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금융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규제에 나서면서 규제 차별 사례가 더 없는지 조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규제에 묶여 플랫폼 경쟁에서 뒤쳐졌던 시중은행들도 플랫폼 사업을 위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내달 통합 앱 ‘뉴 스타뱅킹’을 출시하고, 하나은행은 CU편의점과 협업해 미래형 혁신 점포를 구축할 계획이다.
■ 하나은행, CU편의점에 디지털 혁신 점포 구축
하나은행은 지난 3일 BGF리테일과 미래형 혁신 채널 구축 및 디지털 신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금융과 유통을 결합한 디지털 혁신 라이프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하나은행과 BGF리테일은 ▲ 온•오프라인 채널 융합 및 디지털 혁신 점포 구축 ▲ 손님 데이터 융합을 통한 특화상품 및 서비스 개발 ▲ 결제서비스 공동개발 ▲ MZ세대 맞춤형 공동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합적인 업무제휴를 추진키로 했다.
특히 양사는 BGF리테일의 오프라인 채널인 CU편의점에서 간단한 하나은행 금융업무 처리가 가능한 디지털 혁신 점포 공동 구축에 나선다. 은행 상담원과 직접 상담이 가능한 종합 금융 기기 STM(Smart Teller Machine)이 설치될 예정인 디지털 혁신 점포는 일상 속에서 편리한 종합생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 공간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디지털 혁신 점포는 먼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CU점포를 리뉴얼 해 개설될 예정이다. 해당 입지는 인근 500M 내 일반 은행 및 자동화기기가 없어, 금융 업무가 필요한 손님들의 편의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해당 점포 내에는 금융 서비스를 위한 하나은행 셀프존이 별도로 마련되며 STM을 통해 기존 ATM 업무는 물론, 계좌 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및 보안카드(OTP) 발급 등 영업점을 가야만 처리할 수 있었던 업무들도 손쉽게 이용 가능해진다.
■ KB국민은행, 로그인 간편한 뉴스타뱅킹 10월 중순 선보여
KB국민은행이 새로운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구축을 위한 인프라 정비를 일단락하고, 오는 10월 중순께 새로운 '뉴 KB스타뱅킹'을 선보인다. KB국민은행은 뉴 KB스타뱅킹의 방향성을 크게 네 가지로 잡고 이를 구축하는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뉴 KB뉴스타뱅킹은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연결성 ▲개방성 ▲간편성에 초점을 맞췄다. 일단 모바일 퍼스트를 위해 KB국민은행은 올 들어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뱅킹의 인프라를 분리하는 작업을 약 80억원을 들여 마쳤다.
그동안 인터넷•모바일 뱅킹 인프라가 한 데 묶여 있어, 모바일 뱅킹 업그레이드 시 두 뱅킹을 건들여야 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모바일 뱅킹만의 독자적 인프라 구축으로 신속하게 앱 수정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KB국민은행의 독자적 인증서인 'KB모바일 인증서'의 적용 범위를 한 데 넓혔다. 뉴 KB스타뱅킹을 KB모바일 인증서로 로그인 할 경우 KB국민은행 외에도 KB금융지주 계열사에 접속할 수 있게 만든다는 방침이다.
더 나아가 국세청 등 금융과 연관된 공공기관에도 KB모바일 인증서로 접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뉴 KB스타뱅킹을 다른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