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독주해온 국내 모빌리티 시장이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에서 물적분할로 떨어져 나온 티맵모빌리티가 세계최대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 손잡고 이달 '우티'를 야심차게 선보였다.
SK텔레콤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 손잡고 카카오가 장악한 시장에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두 회사의 동맹 결과인 합작법인 '우티'는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로 갈고 닦은 기술력을 승부수로 내걸고 있다.
■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호출 중개 시장 사실상 독점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중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사업자다. 그러나 잘 나가는 카카오의 모빌리티 사업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카카오가 높은 시장 점유율을 내세워 택시 호출 요금을 인상하려다 이용자 반발에 부딪히면서 이른바 '플랫폼 갑질'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스마트호출 요금으로 1000원(심야 2000원)을 받고 있었는데 이를 수요에 따라 최대 5000원으로 변경하려 했다. 택시업계는 사실상의 요금 인상이라며 반발했고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수익화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는 요금 인상 계획을 철회했지만 여론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이후 과도한 수수료 논란, 골목상권 침해,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 등에 휩싸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스마트호출,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등 일부 서비스를 폐지했고 이에 따라 수익모델 축소가 불가피 해졌다.
기업공개(IPO)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당초 올해 BEP를 달성하고 내년 상장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익화에 제동이 걸리면서 주관사 선정을 잠정 연기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상장 일정을 강행하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으나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상장과 관련해선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경쟁자들의 등장이 카카오모빌리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기업들의 가세로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건전한 경쟁을 통해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모빌리티 시장에 플레이어들이 많지 않다 보니 독과점 논란이 불거지고 시장에도 좋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며 "플레이어들이 많아지면 시장 규모가 커지고 그것으로 인해 이용자 선택권도 넓어지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티맵모빌리티,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 손잡고 합작법인 '우티’ 선보여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말 SK텔레콤 내 모빌리티 사업단이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회사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모빌리티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전문 기업을 설립한 것이다. 핵심 자산은 모빌리티 플랫폼 '티맵'과 국내 2위 택시호출 서비스 '티맵 택시'다. 완성차용 티맵 오토, 티맵 대중교통, 티맵 주차 등 성장 사업도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모빌리티 생태계 확장을 위해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기로 했다. 그 중 하나가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의 동맹이다.
두 회사는 카카오모빌리티와 비슷한 시기에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택시호출 시장에서 별다른 결과물을 내지 못한 공통점이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5년 4월 출시한 택시호출 서비스 '티맵 택시'를 출시했다. 2위 사업자에 위치하고는 있지만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카카오모빌리티와 비교하면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지난 2013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우버 역시 국내 시장에서는 잇따라 쓴맛을 봤다.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X'는 위법성 논란과 택시업계의 반발로 사업을 접었고 이후 선보인 택시호출 서비스에서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두 회사는 결국 경쟁 대신 동맹을 택했다. 우버는 지난해 10월 티맵모빌리티에 약 5000만달러(약 591억원)을 투자했으며 합작회사 '우티'에는 1억달러(약 1182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우버가 합작법인을 설립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티의 지분은 우버가 51%, 티맵모빌리티가 49%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