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코람코자산운용, 잡음 없이 해외 부동산 넓혀간다

코람코자산운용이 지난해 총 4.8조 원 규모로 해외 부동산 AUM(Asset Under Management, 운용자산액)을 늘리며 경쟁사들과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급격한 글로벌 금리인상의 여파로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해외부동산 투자에 주춤한 모습과 대비된다.


2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람코자산운용은 세계 4위 전자제품 공급업체 ‘Future Electronics’의 영국 소재 본사를 담보로 한 선순위대출펀드 ‘코람코UK부동산펀드 1호’와 미국 부동산 전문운용사 PCCP의 대출형 펀드 ‘코람코USDebt JV3호’ 등 5건의 펀드 설정을 통해 약 4,0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모집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해외 실물부동산 투자가 아닌 우량부동산 담보대출펀드와 현지 GP(General Partner, 무한책임 운용사)를 통한 재간접 펀드 위주다. 높은 수익률 보다는 안정적으로 중수익 이상의 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들로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둔 투자로 풀이된다.

안정성과 예측 가능한 수익은 코람코자산운용의 전매특허다. 지난 몇 해간 넘치는 유동성을 기반으로 국내 운용사들은 해외 대형 실물자산에 경쟁적으로 투자해 왔다. 그러나 코람코자산운용은 리스크 관리원칙을 고수하며 경기 영향이 적고 안정적 현금흐름이 보장된 극히 제한적 자산에만 투자해 왔다. 예컨대 미국 텍사스대학교 학생기숙사 매입과 아마존 물류센터 개발 매자닌 대출 펀드 등이다.

지난 2018년 이후 해외 부동산투자는 국내 투자액을 앞지를 만큼 규모를 키웠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에게 해외 시장은 매력적이었다. 대부분 안정적 배당수익(Income Gain) 보다 펀드 만기 후 자산매각을 통한 높은 차익(Capital Gain)을 얻기 위한 상품들이었지만 최근 자산가치가 하락하며 일부 투자 상품에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0년도 이후 국내부동산시장이 포화상태라 판단한 다수의 운용사들이 더 큰 수익을 위해 해외투자에 나섰지만 최근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라며 “솔직히 당시에는 코람코의 투자방식이 좀 답답하다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의 거북이처럼 원칙을 고수하며 무리하지 않는 것이 코람코가 실수 없이 성과를 내고 있는 이유”라고 귀띔했다.

실제 코람코자산운용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는 △대출형(Debt) 51% △코어실물(Core) 31% △밸류애드(Value add) 6% △개발형(Opportunistic) 12% 등으로 구성되어 상대적으로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환경이다. 부동산 개발과 관리에 특화된 모회사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인더스트리얼 섹터(산업용 부동산) 개발과 선매입 등 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국내 부동산투자전략과는 상당히 다르다. 국내와 해외 시장을 구분한 투트렉 전략인 것이다.

코람코자산운용은 국내 민간리츠시장에서 23년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코람코자산신탁의 자회사로 약 13.4조 원의 누적 운용자산(AUM)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첫 해외사업을 시작한 이래 현재 전체 운용자산의 절반에 육박하는 약 5조 원의 해외자산을 운용 중이다. 또한 최근 해외인바운드 부서를 신설하여 국내 부동산 투자를 원하는 해외 투자사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코람코자산운용 박형석 대표이사는 “코람코의 해외투자전략은 경기 전 사이클에 걸쳐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향후 가치상승이 예측되는 자산을 선점하는 것”이라며 “현지사정에 정통한 글로벌 운용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투자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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